여덟 단어(박웅현 지음) 리뷰
- 리뷰/책
- 2018. 11. 20.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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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또 좋은 책 한 권을 읽었다.
여덟 단어(부제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20~30대의 젊은 친구들이 읽으면 특히 좋을 만한 책이다.
저자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느꼈던, 이시대의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살아가면서 꼭 생각해봐야 하는 것들을 여덟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이야기를 해준다. 여덟 가지 키워드는 바로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이다. 강의 형식으로 써내려간 글이라 차근차근 읽다 보면 실제로 강의를 듣고 있는 느낌이다. 부담 없이 하루에 한 챕터씩 읽어나가도 좋을 듯 하다.(나는 게을러서 다 읽는 데 한 달이 넘게 걸렸지만...)
1. 자존
얼마 전 광고회사 CD인 후배가 다른 회사로 가기 위해 면접을 앞두고 찾아왔습니다. 면접을 보러 가야 하는데 무척 떨린다며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마음가짐을 바꾸라고 충고해줬습니다. "회사가 너를 면접하는 동시에 너 또한 그 회사를 면접해야 해. 회사가 날 위해 뭘 해줄 수 있는지, 너라는 그릇을 수용할 수 있는 회사인지 알아야 하지 않아? 너를 채용하는 건 회사에서 은혜를 베푸는 게 아니지. 회사는 사람이 필요하고, 사람도 회사가 필요한 거니까. 물론 수요와 공급의 입장에서 회사가 강자의 위치에 있지만, 그래도 거기서 이겨내기 위해서는 너의 주장을 가지고 가야 해"
항상 타인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나에게는 특히 필요한 말이다.
"기준점을 밖에 찍지 말고 자기 안에 점을 찍어라."
나는 관심도 없고 잘 하지도 못하는데 남들이 다 하니까 기준점을 그쪽에 찍어놓고 산다면 절대로 답이 나오지 않을 겁니다.
2. 본질
3. 고전
시간을 초월하고 이겨내서 현재에도 힘을 갖는... 그런 고전의 힘.
4. 견
똑같은 것을 보고도 다른 것을 읽어낼 수 있는 힘. 시청하지 말고 견문하라.(생각하며 보라)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으며 그 맛을 모른다는 뜻으로 유교 경전 중 대학에 나오는 말입니다.
견을 통해 그 전까지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매일 행복한 순간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안 보이던 게 보여서 나이드는 것도 정말 좋습니다. 바람도 축복이고, 강물도 기적이에요.
같은 것이라도 보고 느끼기 나름이다. 계절의 변화를 따라 자연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도 어찌 보면 재미있고 행복한 경험이다. 한 순간 한 순간 견문하면 마치 시인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 꼬리와 토끼 주둥이 봐. 이런 세상에 내가 살고 있다니." - 고은 시인
놀라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능력은 놀라는 거예요. 놀란다는 건 감정이입이 됐다는 거고요.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더 그 현상을 뇌리에 박으면서 경험하고 있다는 거죠. 기억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하는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어른이 되었다고 스스로 생각하게 된 때부터) 나는 잘 안놀란다. 주된 표정은 무표정이다. 감정이 없어 보인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실수를 하면 큰일난다는 것을 배웠고, 허술하게 보이기 싫어서 차가운 말투와 굳은 표정으로 사람들을 대했고, 실수하지 않는 완벽한 사람인 척 업무를 보았다. 그러다 보니 무표정 말고의 다른 표정은 나조차 어색하고, 내가 웃는 모습이 스스로 부끄러울 지경이다. 업무를 마치고의 나의 삶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어 사적인 자리에서의 감정 표현도 서툴러지고, 감정적인 행동은 바보같아 보이고 뭐든 이성적으로 행동하는게 정답인 양 모든 상황을 효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 하고 최적화시키려 하고 있다. 이게 어른이 된 것은 아닐텐데..?
나도 어렸을 시절이 있는데... 다시 생동감 있게 살고 싶다.
"온 세상이 태어나는 것처럼 일출을 보고, 온 세상이 무너지듯 일몰을 봐라!" - 앙드레 지드
5. 현재
현재에 '집중'하며 살아라.
순간을 살아라.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근데 이건 개의 말도 들어봐야 하는거 아닌가? ㅋ
여하튼... 나도 개처럼 살고 싶구나.
... 제가 원주에 가지 않고 서울에 남았어요. 그럼 이게 답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을까요? 박경철, 안철수라는 사람들과의 약속, 그들의 진정성에 대한 나의 답, 이것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괴감을 가지고 무거운 마음으로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했을 거예요. 호주로 이민을 갔어요. 거기에서 맨날 요트를 타고 바비큐만 구울까요? 아마 외로울 겁니다. 강남역 앞에서 사람들과 복닥거리면서 마시던 술 한잔이 그립겠죠. 그러니 완벽한 선택이란 없습니다. 옳은 선택은 없는 겁니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만이 있을 뿐입니다.
선택하지 못한 삶에 대해 후회할 필요 없다는 요지이다. 맞다. 바보같은 일이다. 뒤돌아봤자 되돌릴 수 없지 않은가! 현재의 선택에 충실해야 한다.
이 사람이랑 결혼할까요? 하지 말까요? 유학을 갈까요? 회사를 더 다닐까요? 마치 둘 중의 하나가 정답인 것처럼 물어요. 그런데 저는 정답을 말해주지 못합니다. 그런 건 없으니까요. (중략) 그리고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겁니다. 팁을 하나 드릴게요. 어떤 선택을 하고 그걸 옳게 만드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건 뭐냐, 바로 돌아보지 않는 자세입니다. 만약 그 남자와 결혼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래놓고 다른 남자가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혹은 결혼하지 않고 달리 살았다면, 하고 생각하면 별것 아닌 일로 부부싸움이 시작되겠죠. 그건 미련한 짓이잖아요? 유학 생활을 하면서 회사에 있었으면 이 고생 안할텐데, 하고 후회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죠. 그러니까 어느 하나를 선택하고, 그 선택을 옳게 만들려면 지금 있는 상황에서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하고 실천하는 게 제일 좋은 답이에요.
나는 늘 무얼 하면서도 앞으로의 일을 걱정한다.
지금에 집중을 못하고 있으니 이도 저도 아니게 되기 일쑤다. 바보.
'만물은 준비되어 있으니 나만 성의를 다하면 된다.'
"어? 여기 가로수도 단풍이 참 예쁘다." 순간 또 깨달은 거죠. 아, 여기에 있는 가을을 왜 나는 가을이라고 치지 않았을까? 왜 그 너그러운 가을이 내장산에만 온다고 생각했을까? 여기에도, 내 집 앞에도 성큼 가을이 와 있었구나. 현재에 대한 존중, 내 눈앞에 있는 것들에 대한 존중, 결국 見과 일맥상통하는데,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존중해서 잘 보아야 합니다.
6. 권위
문턱증후군, 소위 판사증후군, 명문대학증후군 등등.. 나쁜 것이다.
인생을 멋지게 살고 싶다면, 강자한테 강하고 약자한테 약해져라.
나도 늘 생각했던 말이다. 어렵다. 하지만 멋지지 않은가. 마치 정의의 사도 또는 히어로가 된 것처럼.
7. 소통
8. 인생
전인미답 : 아무도 걷지 않은 상태
그렇다면 진인미답의 길을 즐기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우리들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실수에 휘둘리지 않는 겁니다. 전인미답이잖아요. 실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가본 적이 없는 데 어떻게 완벽하겠습니까? 길을 걸으며 당연히 실수할 겁니다. 그러니 실수를 못 견디고 좌절하지 마세요. 전인미답, 누구의 인생이나 같습니다.
인생은 전인미답의 길을 가는 과정이다. 모르는 길을 가고 있으니 모르는 게 당연하다. 잘 아는 척 안해도 된다. 실수할 수 있다. 또한 어차피 걸어가야할 길이다. 가야 할 길 앞에서 망설이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설렘과 기대를 품고 가라.
중국 명나라 때 묘헙이라는 스님이 불자들에게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할지에 대해 쓴 글이라고 한다. 고창 도솔산 선운사에 커다란 절에 새겨져 있다고 한다. 무릎을 탁 치게 하네. 두고두고 읽어야 할 글이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을 달릴 때는 일희일비하며 흔들리지 말고 묵묵히 내가 생각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내 안에는 실력이 있다는 자존을 가지고 'Be Yourself' 하는 게 제일 잘 사는 방법인 것 같아요.
Be yourself. 너 자신이 되어라. 자존감. 크으..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말씀드렸죠. 인생은 전인미답이잖아요. 어찌 알겠어요. 그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할지 아닐지 아무도 모릅니다. 답을 찾지 마세요.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합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선택한 다음에 그걸 정답으로 만들어내는 것이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걸 선택하고 후회하면서 오답으로 만들죠. 후회는 또다른 잘못의 시작일 뿐이라는 걸 잊고 말입니다.
행복은 풀과 같습니다. 풀은 사방천지에 다 있어요. 행복도 그렇고요. 풀은 생명력이 무척 강합니다. 행복도 마찬가지죠. 긍정적인 풀의 생명력 덕분에 우리가 살아갈 수 있듯 어떤 조건에서도 행복을 찾아낸다면 살아가는 게 그렇게 힘들지 않을 것입니다.
행복은 찾아가는 게 아니라 지금 나의 공간을 행복으로 만들어가는 것. 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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