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기의 역사> 역사는 진짜 반복되는구나.

 

 

  인간사에서 투기의 역사는 항상 반복되어 왔다. 이 말은 앞으로도 투기는 또다시 반복해서 나타날 것이란 말이다. 과거의 투기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종말을 맞이했는지를 배워보면 앞으로 나타날 투기판에서 좀 더 현명하게 대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보았다.

   크게는 1630년대 네델란드에서 있었던 튤립 투기, 1690년대 주식회사 설립 붐, 1720년대 영국의 사우스 시 버블, 1820년대 이머징마켓 투기, 1845년 철도 버블, 1929년 대공황, 1987년 10월 증시대폭락, 일본의 1980년대 버블경제, 그리고 1990년대의 IT투자 붐 등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치증가의 정당성을 믿어 의심치 않았으며, 논리는 완벽하였고, 시류를 타지 못한 사람들은 바보취급을 당하였으며, 참여한 사람들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파국을 맞이하며 끝이 났다는 것이다.

  현재는 AI투자 붐이 일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AI시대가 가져다 줄 무한한 생산성 증대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가 대량생산되기 시작했을 때, 철도가 깔리기 시작했을 때, 비행기가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기 시작했을 때, IT혁명이 시작됐을 때 그당시 사람들이 기대했던 무한한 생산성 증가와 일맥상통한다. 책을 읽으면 지금의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AI혁명이 얼마나 생산성 증가를 이룰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과거의 역사를 반추해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의 심리는 비슷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언제나 실수를 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투기는 시장가격이 급변하는 틈을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비정상적인 자본이득을 위해 정상적인 수익을 포기하는 것은 투기라고 볼 수 있다. 또 투자는 수동적이지만 투기는 능동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 나도 사실은 투기를 하고있었다.

 

  ... 가격은 단순히 수요와 공급의 상호작용에서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를 주식시장에 적용하면 주가는 내재가치보다는 유동성에 의해서 결정된다. 토지은행 설립추진자들은 "가치는 사람들의 생각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외적인 것이고, 이는 특히 주식시장에 잘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메트로폴리탄 베스 사가 해변가에서 런던까지 바닷물을 공급해 돈이 없어 바닷가로 피서를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바닷물을 공급하겠다고 밝히며, 회사설립과 주식공모를 추진했다. 또 다른 벤처기업 엄브렐러 사는 런던 등지에서 몇 푼 안되는 돈으로 우산을 빌려줘, "영국 신사들이 날씨 좋은 날에도 우산을 들고 다니는 불편을 해소하고, 비가 올 때는 준비한 우산 없이도 비를맞지 않는 편리함을 제공하겠다."고 자랑했다.

1690년대 주식회사 설립 붐 당시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워 너도나도 주식회사를 설립하였었다. 결과는 대부분 비참하게 끝이 났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AI붐도 버블은 아닐지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1825년 이후 영국에서는 대략 10년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이 발생했다. ... 주기가 10년인 쥬글라 파동은 19세기 경제가 안고 있는 다양한 요인들 때문에 발생하는데, 그 요인에는 신용의 팽창과 수축, 제조업의 재고량 증가와 감소, 태양흑점의 발생과 소멸 등이 있다. ...  존 스튜어트 밀에 따르면, 주기적인 경제호황의 씨앗은 직전에 발생한 공황시기에 뿌려진다는 것이다. 신용경색은 자산가치의 폭락을 야기하기 때문에 헐값에 자신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한다. 이후 자산가치 상승은 투기의 부활로 이어진다. 공황 이후의 금융시장에서는 과거의 바보들과 빈털터리들이 장밋빛 낙관론을 갖게 되고 다시 순진한 투자자로 환생한다. 베이지헛에 따르면 자본은 맹목적으로 변한다. 과거의 쓰라린 경험은 잊어버리고, 투자자들은 다시 과거의 잘못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것이다.

  과거 투기의 역사를 보면 우연히도 100년을 주기로 1630년대, 1720년대, 1820년대, 1920년대에 큰 투기와 거품이 있었다. 그리고 모두 나락으로 갔다. 혹시 2020년대에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까? 분명한 사실은 지금 미국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AI가 가져다줄 생산성 혁명이 있고, 지금 우리 모두가 이에 환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게 버블인지 아닌지는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알게 될 것이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 대한 과신과 온갖 경제논리들이, 1924년 캘빈 쿨리지 대통령 시대부터 허버트 후버 행정부까지 계속된 '쿨리지 호황'을 설명하기 위해 동원되었다. 자유무역의 확장이 그 원인이라고도 했고, 물가상승률의 하락이 원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 피셔는 경제적 낙관론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들을 제시했다. 쿨리지 행정부가 기업연합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그 결과 은행과 철도, 공공사업 분야에서 대규모 기업연합이 출현했다. 결국 규모의 경제와 생산의 효율성을 증대시켰다는 것이다. 또 연구개발 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1919~1927년 사이에 생산성이 50% 확대되었다고도 했다.

  1920년대 지속적인 경제 호황을 정당화하기 위한 당시의 여러 논리들이다. 버블 당시에는 모두 그럴싸한 논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 종착역은 우리가 잘 아는 1929년 대공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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