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투자자의 인문학(강력 추천!!)
- 리뷰/책
- 2025. 1. 10. 20:54
와 진짜 오랜만에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책을 읽었다.
작가 이름은 로버트 해그스트롬? 처음 들어본 이름인데 해박하고 참 대단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나는 찰리 멍거의 책도 읽어보았기에 격자틀 인식모형에 대해 알고 있긴 했는데 그 개념을 이렇게 깊고 통찰력 있게 책으로 정리를 했다는 점이 놀라웠다.
내가 앞으로 지식을 쌓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어줄 책이다.
뉴턴 이후에 많은 분야의 학자들이 균형(정적 균형이나 동적 균형에 관계없이)을 나타내는 시스템에 주의를 기울였는데, 그것이 자연의 궁극적 목표라고 믿었다. ... 시장 수준에서도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고 상품의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균형의 힘이 작동한다. ... 마셜의 주장은, 경제가 균형에 도달하면 안정적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셜은 균형이 경제의 자연 상태라고 믿었다. 만약 가격이나 수요, 공급이 바뀌면 경제는 그 자연적 균형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움직일 것이다. ...
"수요와 공급이 안정된 균형 상태에 있는데, 만약 어떤 사건이 벌어져 생산량의 눈금이 균형점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그 즉시 그것을 다시 균형점으로 되돌리는 힘들이 활성화될 것이다. 줄에 매달린 돌멩이가 균형점에서 벗어나면 그 즉시 중력이 작용하여 다시 균형점으로 되돌려놓는 것처럼, 균형점으로 생산량 눈금이 이동하는 것은 같은 이치다."
자연의 궁극적 목표가 균형이라니... 참 신기하다. 그래서 자연의 많은 것들이 정규분포를 그리고 있다.
뉴턴의 정적균형과 동적균형, 동물 생태계의 균형, 천체의 균형, 나아가 시장에서도 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모든 복잡적응계는 함께 활동하며 서로 상호작용하는 많은 개별 행위자들의 네트워크다. 시스템을 복잡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핵심은 뉴런들, 개미들, 투자자들 같은 그 시스템을 구성하는 행위자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경험을 축적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스스로를 변화시킨다는 아이디어다. ... 만약 복잡적응계가 그 이름처럼 계속해서 적응하고 있다면, 주식시장을 포함해 그런 시스템이 완벽한 균형상태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전히 균형 법칙이 절대적이라는 믿음을 고수한다. 균형이라는 개념을 한 부분으로 갖는 뉴턴 시스템은 300년 이상 세상에 관한 우리의 모델이 되어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거기에 매달린다. 그렇게 깊숙히 자리잡은 아이디어를 놓아버리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우리는 뉴턴, 갈릴레오, 코페르니쿠스의 정신을 이어받아 기꺼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하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야 한다.
복잡적응계의 핵심 요소는 feedback loop 이다. 다시 말해 시스템 내의 행위자들은 우선 어떤 에상을 하거나 모형을 만든 다음, 그 모형이 제시한 예측에 따라 행동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모형이 환경을 얼마나 잘 예측했는지를 보며 모형을 수정한다. 모형이 유용하다면 모형은 유지되지만, 유용하지 않다면 행위자는 모형의 예측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모형을 바꾼다.
복잡적응계 안의 각각의 시스템들이 각자 모형을 만들고 행동하고 수정한다. 그리고 상호작용한다. 그래서 예측이 어려워진다.
집단이 뛰어난 의사결정을 하려면 다양성과 독립성이란 두 가지 변수가 중요하다고 서로위키는 지적한다. 만약 어떤 집단이 문제 푸는 법에 관해 다른 생각이나 의견을 가진 다양한 개인들에게서 나온 의사결정들을 표로 만들 수 있다면, 그 결과는 생각이 동일한 사람들로 구성된 집단의 의사결정보다 뛰어날 것이다.
똑똑한 사람만 모은 집단보다는 오히려 우둔한 사람이 섞여 있는 집단의 의사결정이 항상 더 뛰어났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경제 시스템이든, 정치 시스템이든, 사회 시스템이든 이 시스템들이 복잡하고(시스템이 많은 개별 부분들을 가진다) 적응적(개별 부분들이 다른 부분들뿐 아니라 전체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며 자신의 행동을 조정한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또한 이 시스템들이 자기조직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조직화되고 나면 창발적 행동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복잡적응계가 끊임없이 불안정하고, 주기적으로 자기조직화 임계 상태에 도달한다는 것을 안다.
너무나 인상적이고 마음에 드는 개념인 '복잡적응계'를 잘 설명하는 글이다.
그레이엄은 이렇게 말했다. "보유한 주식의 이유 없는 주가하락에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성급하게 대응하는 투자자는 거꾸로 자신의 기본적 장점을 기본적 단점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그런 투자자에게는 보유한 주식에 대해 시세가 전혀 없는 편이 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다른 사람들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그가 겪어야 하는 정신적 고통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나에게도 이런 종목이 하나 있는데 다행히 이 글을 접하고 다시금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건축설계사가 짓고자 하는 빌딩의 모형을 미리 만들어보는 것이나 조립식 장난감 조각으로 복잡한 원자구조를 만들어보는 것처럼, 사람들은 정신모형을 통해 실제 상황이나 가상적인 상황을 그려본다.
시장의 소음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소음가격'과 '본질가격'을 구별할 수 있을까? 해답은 자신이 투자한 기업의 경제적 본질을 아는 것이다. 그래야 가격이 기업의 내재가치보다 더 높게 또는 더 낮게 형성되는 순간을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 이것이 벤저민 그레이엄과 워런 버핏이 역설한 바로 그 교훈이다. 하지만 너무도 자주, 깊이 뿌리 박힌 심리적 문제가 이런 상식적인 조언을 압도한다. 시장의 소음을 무시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소음이 가져오는 심리적 효과를 억누르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다 쉽게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수음을 줄여주는 절차일 것이다.
이 조언 또한 지금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이다.
믿음은 이성적 사고를 앞선다. 두뇌는 자동적으로 패턴을 찾는 '믿음 엔진'이다. 패턴이 먼저 발견되고 뒤이어 의미가 부여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을 지지하는 정보를 찾고, 믿음과 상충하는 정보는 무시한다. 셔머는 이것을 '믿음이 만들어낸 현실'이라 부른다.
셔머가 얘기한 미신적 사고와 믿음 엔진을 생각하면,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왜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나도 내 믿음에 맞는 전문가들의 말만 찾아서 듣고 있었던 건 아닌지 생각해보자.
자신이 기술한 것을 추가 설명하고 변호하기 위해, 우리는 계속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만든다. 스토리텔링에 문제는 없다. 실제로 스토리텔링은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잠시 생각해보면 우리는 기본적으로 일련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의사소통한다. 이야기는 확정적이기보다는 열려있고 은유적이다. ... 우리가 근본적으로 은유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주었다. ... 오늘날 과학자와 철학자들은 스토리텔링이란 단어 대신 '내러티브(서사)'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가장 힘든 지적 고백 중의 하나다. 앞서 우리는 사람들이 확증편향에 취약하다는 것을 배웠다. 사람들은 자신의 진술과 일치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가져다 자신의 생각을 보강한다. 사람들은 너무도 자주 고집스러움과 신념을 혼동한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잘못된 채로 버티고 나서야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곤 한다.
예를 들어 저PER, 저PBR, 평균 이상의 배당수익률을 보이는 주식에 투자하는 전통적 가치주 전략을 살펴보자. 이 모형은 이 전략이 시장의 평균 수익률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하계의 연구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모형이 얼마 동안 작동하다 예기치 않게 작동이 멈추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안다. 갑자기 모형은 설명력을 잃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부 사람들은 그 모형이 세상이 작동하는 방식을 정확히 표현한다고 주장한다.
모형을 항상 세워야 하고, 그 모형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 주식시장은 복잡적응계이니까. 내 주식 전략도 마찬가지!
아들러의 4단계 독서법 : 수준 높은 독서가가 되는 길
능동적인 독서가들은 다음 네 가지 질문을 마음속에 품어야 한다고 아들러는 제안한다.
1. 전반적으로 무엇에 관한 책인가?
2. 무엇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가?
3. 전반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볼 때 그 글은 맞는 이야기인가?
4. 의의는 무엇인가?
투자에서 켈리 기준은 켈리 최적화 모형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포트폴리오 자산의 성장률을 최대화(결국 최대 수익률 달성)할 수 있는 베팅의 최적 규모를 수학적으로 결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 켈리 기준은 '2p-1=x' 라는 공식으로 표현되는데, 이길 확률에 2를 곱하고, 거기서 1을 뺀 값이 바로 베팅에 걸어야 할 가진 돈의 비율이 된다. 예를 들어, 이길 확률이 55%라면 최대한 많이 따기 위해서는 가진 돈의 10%를 베팅해야 한다. 만약 이길 확률이 70%라면 가진 돈의 40%를 베팅해야 하고, 이길 확률이 100%라면 가진 돈을 모두 걸라고 모형은 말한다.
'도박꾼의 파산'을 피하기 위해서는 과소베팅을 통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 하프켈리나 부분켈리를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만약 켈리 모형이 이길 확률 55%를 반영하여 자본의 10%를 투자하라고 말할 때, 단지 5%(하프켈리)나 2%(부분켈리)만 투자하기로 선택할 수 있다.
첫째, 평균으로의 회귀는 항상 즉각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고평가와 저평가는 이성적으로 인내할 수 있는 기간보다 더 오랫동안, 훨씬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다.
둘째, 변동성이 너무 크고 불규칙해서 주가가 제대로 바로잡히거나 평균에 쉽게 안착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주식시장처럼 유동적인 환경에서는 평균 그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 어제의 평균이 내일은 평균이 아니다. 평균이 새로운 지점으로 이동할 수 있다.
내가 이걸 미처 깨닫지 못해서~~~ 손해를 많이 보았다.
1950년대 말 경제적 번영의 시기가 다시 돌아오자 1930년대의 고통스러운 주가 하락의 기억이 없는 새로운 세대들이 주식을 사들였다. 주식은 위험하기 때문에 보통주 배당수익률이 채권수익률보다 낮은 상태는 지속될 수 없고 결국 되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을 변함없이 붙들고 있었던 이전 세대들은 손해를 보았을 것이다.
내가 앞으로 할 전략인데... 너무 뻔한 전략이었나보다. 살짝 업그레이드를 해야겠다.
평균으로의 회귀가 중요한 전략으로 계속 남겠지만, 투자자들은 그것이 위반될 수 없는 신성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 사고의 유연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비록 평균으로의 회귀가 시장에서 일반적인 결과이긴 하지만, 그것이 신성불가침은 아니다.
고슴도치들은 하나의 이론에 푹 빠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론은 전문가들에게 과도한 자신감을 심어준다. 더 안 좋은 것은, 고슴도치들은 예측과 다른 증거가 나와도 자신의 관점을 쉽사리 바꾸려 하지 않는다. ...
내가 좋아하는 김영익교수님이나 마경환대표님도 고슴도치일 수 있다.(실제로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가능한 다양한 의견을 듣도록 노력하자.
여우들은 실수를 기꺼이 인정하고 새로운 정보를 반영하여 관점을 수정한다. 건전한 베이즈 추론과정을 이용한다.
여우들은 다른 주장에도 관심을 기울일 뿐 아니라, 타당한 비유가 있다면 가져다 사용한다.
여우들은 여러 생각들을 함께 모아 엮는다. 생각들 간의 유사점을 알아보고 이해한 다음, 통합된 가설을 만들어낸다. 여우는 격자틀 정신모형 투자자의 완벽한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통나무 오두막 모형을 만드는 것과 주식시장 모형을 만드는 것의 중요한 차이는 투자모형은 역동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환경의 변화에 맞춰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주식시장 역시 생명체처럼 진화하기 때문에, 50년 전의 빌딩블록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모형을 만들되 모형을 수정하자.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생산적으로 활용할 방법도 찾아야겠지만, 동시에 새로운 지식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고 홀랜드는 말한다. ... '활용'과 '탐색' 사이에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가지고 있는 모형으로 곧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그런 시장의 비효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빌딩블록을 탐색하는 작업을 멈춰서는 안된다. ...
우리들 투자자도 균형을 맞춰 가장 확실한 수익 기회를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정신적 에너지의 일부는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써야 한다. ...
새로운 빌딩블록을 찾는 일을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한다. 기업이 지금 당장에 초점을 맞춰 연구개발 예산을 줄인다면 단기간의 성과는 좋아지겠지만, 미래의 어느 순간 그 기업은 경쟁열위에 놓이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아이디어 탐색을 멈추어도 얼마 동안은 여전히 주식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미래의 변화하는 환경은 우리를 점점 불리한 위치로 몰아갈 것이다.
배당주 투자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수시로 다른 기회가 있는지 탐색하고 찾아보자.
하지만 오늘날 진정으로 부족한 것은 바로 '지혜'다. 고등교육기관은 지식을 분야별로 분리해놓았는데, 지혜는 그것을 통합하는 것이다. ... 산타페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그 선물을 '창발'이라고 불렀고, 찰리 멍거는 '합주효과'라고 불렀다. 기본 개념들이 연결되어 서로를 강화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때 생기는 폭발적인 힘이다.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든, 이 광범위한 이해가 세상 사는 지혜의 토대다.
각 장의 마지막에 저자가 친절하게도 내용을 요약해 주었는데 이것도 참 좋았다.
결론은 주식시장같은 복잡적응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격자틀 인식모형을 잘 만들어서 창발을 일으키고 모형을 만들어 수익을 내되, 그 모형은 반드시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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