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살면서 항상 하기 싫은 일과 부딪힌다. 하기 싫은 일을 매일 마주한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하기 싫은 일이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을 할 때 우리에게는 두 가지 선택이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할 것인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할 것인가'.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하기 싫은 일을 하는 힘'을 가지는 몇 가지 방안을 제시해 준다.
최근 기업 경영에서 주목받는 새로운 문화가 있다. '애자일Agile'이다. 완벽하게 준비하고 나서 실행하거나 제품을 내놓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가 좋으면 실행부터 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실패한다. 이때 단념하는 게 아니라 실패 원인을 찾고 개선하면서 제품을 완성해가는 것이다.
완벽한 때가 올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일단 실행하고 미비점을 수정해가며 나아가자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다 보면 시작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직장을 그만두고 오랫동안 마음에 품었던 책을 쓰기로 작정했다. 그러자 단박에 출판업계 상황이 매우 어렵다는 얘기가 들린다. 작가의 평균 연봉이 천만원 이하라는 기사만 눈에 들어온다. 글쓰기가 막히면 도망가고 싶고 하기 싫어지는데, 출판계 상황이 어렵다니 '난 안할래' 해도 될 것 같다. ... 나는 이제 부정성에 먼저 반응하는 뇌가 불리한 여건을 확대해서 듣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우리의 뇌는 원시시대 수렵생활을 하며 유전적으로 위험성을 회피하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부정성에 먼저 반응하게 되어 있다고 한다.
신이 인간에게 주신 욕구와 욕망을 인정(포용)하는 마음가짐, 신의 뜻을 이 땅에서 구현한다는 목적에 욕구와 욕망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아는 자세, 적당히 즐기고 적절히 자제하면서 조절할 줄 아는 힘, 그것이 절제다. 그때 우리는 어떤 제약도 없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즉, 절제란 속박이 아니라 자유다.
단순히 금욕주의가 절제를 뜻하진 않는다.
실제로 깊은 호흡에는 이로운 효능이 있다. ... 긴장이란 교감신경이 자극받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자주 긴장하면 자율신경이 균형을 잃는다. 호흡이 짧고 거칠어진다. 반면, 깊이 호흡하면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킨다. 부교감신경이 활동하면 몸이 이완되고 뇌파가 안정적으로 변한다. ... 자율신경이 균형을 회복하면 비로소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바른 대처를 할 수 있다. 자기 자신도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배에 주의를 두는 것부터 시작하자.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때마다 배도 같이 움직인다. 숨에 따라 배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의도하지 않아도 호흡이 저절로 깊어진다.
깊은 호흡을 하는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일부러 깊은 숨을 쉬려고 하지 않는 것. 그냥 호흡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된다.
요가를 할 때면 딱히 의도적으로 마음먹지 않아도 저절로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잘 안되는 동작을 하면서 낑낑대다 보면 문득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걸 깨닫는 때가 있다. 이때 재빨리 속삭인다. '아, 내가 잘하고 싶어 했구나. 못해도 돼. 괜찮아.' 이렇게 속으로 타이르면 금세 근육이 이완되고 몸이 부드러워진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동작을 하기가 한결 수월해진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똑바로 바라보고 난 다음, 그 감정이 저절로 사그라질 때까지 지켜보는 것이 절제력의 핵심이다.
지금의 내 감정을 자연스럽게 관찰해보자.
부정적 감정 때문에 지금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있다면 몸을 닦아보자. 그도 귀찮으면 손이라도 한번 씻는 것도 괜찮다. 손을 자주 씻으면 일상의 기분 전환, 가벼운 상념이 떨어져 나간다고도 한다.
부정적 감정(죄책감, 슬픔, 우울 등)이 들 때는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하기보다는 몸이나 손 등을 씻으면 부정적 감정이 많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한다.
대개 생각은 부정적 결론을 도출한다. 예측할 수 없는 열악한 자연 환경에서 맨몸으로 살아야 했던 선사시대 인류의 전략적 사고방식에서 기인하기 때문이다. ... 선사시대에 생긴 이러한 부정적 판단 경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을 하면 할수록 불리한 점, 불시에 생길지도 모르는 방해물을 과대평가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 좋다. 웬만하면 생각을 많이 하지 않도록 하자. 행동하자.
이미지 트레이닝은 과학 전문지에 실릴 만큼 근거있는 방법이다. 실험자는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첫 번째 그룹에게 자유투 연습을 시켰고, 두 번째 그룹은 전혀 연습하지 않도록 했으며, 세 번째 그룹은 머릿속으로만 자유투를 성공시키는 모습을 그리도록 했다. 20일 후에 실제로 연습한 팀은 자유투 성공률이 24퍼센트 향상됐다. 아무 연습을 하지 않은 팀은 변화가 없었다. 이미티 트레이닝만 한 그룹은 성공률이 23퍼센트 개선됐다. 이미지 트레이닝만으로도 실제 연습 못지않은 효과를 얻은 것이다.
상상이든 실제로 몸을 움직이든 뇌의 신경고리가 만들어지는 자극으로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하기 싫은 일을 무리없이 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되, 다짜고짜 바라는 대로 잘하는 모습을 그릴 게 아니라 긴장하는 모습, 당황하는 모습, 실수하는 모습도 상상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발표나 면접 또는 시험을 앞두고 '잔뜩 긴장하고 있을' 자기 모습을 떠올려보자. 이어서 호흡과 몸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긴장을 푸는 모습을 그린다. 그리곤 담담하고 자신있게 현장으로 가는 모습, 침착하게 할 일을 하고 나오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이다. ... 언제나 유념해야 할 것은, 우리가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거대하고 둔한 코끼리에게 완벽이란 단어는 늘 부담이다. 상상 속에서조차 예외가 아니다. 머릿속이라고 해서 잘하기만 하는 모습을 그리는 건 그야말로 완벽하지 않은 훈련이다.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실제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뇌에게 줄 수 있으니, 우리는 여러 번 실수하고 실패하는 경험을 미리 겪어볼 수 있는 것이다. 여러 번 실패를 해보았으니 다음번에는 여유있게 느긋하게 잘 해낼 수 있다.
'아, 이건 원래 하기 싫은 일이야.' 이렇게 인정하면 하기 싫어서 몸부림치던 코끼리가 갑자기 잠잠해진다.
'하기 싫은 일'을 인정함으로써 오는 편안함이 있다.
반갑던 반갑지 않던 자기감정과 느낌, 욕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켜보면 서서히 불필요한 감정이나 욕구가 사라진다. 두려움 때문에 힘들었다면 그것이 종이 호랑이였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두려움의 실체가 허상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나 자신을 더 자주 보게 된다.
"자유분방함이란 내가 하는 사고와 철학이 자유로운 것이지, 삶 자체로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착각하기 쉽지만 자유로운 삶은 결코 나태한 삶을 말하는 게 아니에요."
이태원 경리단길의 일명 '장진우 골목'으로 유명한 장진우씨가 한 말이라고 한다. 흔히 아무것도 안해도 되는 삶을 자유로운 삶이라고 착각하기 쉬운데, 자유로움은 내가 느끼기에 자유로운 것, 생각에서 오는 자유로움이라고 그는 말한다.
고슴도치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서로의 체온을 이용한다. 가까이 모이면 가시가 서로를 찌르기 때문에 머리 부분을 맞댄다. 이 때 가시는 영 성가셔서 없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가시가 있어서 위험한 것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우리가 느끼는 부정적 감정은 마치 고슴도치의 가시와 같다. 우리를 불편하게 하지만 동시에 우리를 보호하기도 한다. 그러니 달갑지 않더라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긴장과 불안, 몸의 떨림 증상 등도 여간 싫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감정이자 증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증상들이 우리를 외부의 안좋은 환경으로부터 지켜줄 수도 있는 것이다.
나에게 필요한 말도 많이 해 주었고, 두고두고 도움이 많이 될만한 책이었다.
내가 이렇게 책을 읽은 후 몇몇 글귀들을 적어두는 이유는 나중에도 수시로 읽으면서 책을 읽었던 당시의 감정을 되살리기 위함이다. 아무리 좋은 책을 읽고 감명받고 실천을 다짐해도 한 달만 지나면 잊어버리게 되는게 참 안타까웠다. 그런 안타까움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 싶어서 쓰기 시작했는데,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어 읽을 수 있고 마치 나만의 필승 시험 요약집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어서 참 좋다.